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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24. 09:24







지금 양론이 맞서있죠.
방송 규제의 완화가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될 것이냐
별로 도움이 안될것이냐에 대한
논쟁이 진행중입니다.
시간을 가지고 토론을 해봐야알겠죠.
근데 왜 12월 하순에 직권 상정을 해서
방망이를 치려고 했을까? 무엇때문에 서두르걸까?
이런 의문들을 많이 제기합니다.
만약 미디어법이 개정이 이루어지고'
그 다음 단계로 MBC, KBS 민영화와 관련된
개별 법률 개정이 제출된다면 이 싸움은 계속되겠죠?
그러나 MBC, KBS 무관하게 미디어법 개정이 이루어지면
우리 방송시장은 구조조정의 태풍에 휘말리게 됩니다.


이 문제는 방송 종사자의 문제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인식론적인건데요,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죠.
요즘 인터넷까지 있기 때문에,
신문, 방송, 책 이런 전통적인 매체뿐 아니라,
접속해서 클릭하면 수많은 정보가 날마다 쏟아집니다.
그 정보가 참인지 거짓인지,
또는 이 정보의 가치가 높은지 낮은지를 잘 알기가 어려워요.
너무 많은 정보를 만나기 때문에,
정보의 진위여부, 또는
정보에 포함되어있는 가치의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일일히 테스트하고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죠.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냐면
웬만한것은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이고,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것, 또는
내가 직접 관련된 것만
정보의 진위여부,
정보의 가치의 수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것,
우리가 모든 정보의 진위여부를 직접 테스트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어떤 정보가 주어지느냐에 따라서
내가 직접 관련되지 않은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서
우리들은 누군가가 주는 정보에 따라가게 됩니다.
안 그러면 살수가 없어요.(웬만한건 따라가야지)
결국은 세상에 대한, 세계에 대한, 삶에 대한,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이웃나라에 대한,
나과 타인에 관계에 대한 모든 문제들이
주로 누가 미디어를 장악하고
어떤 정보를 주느냐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전통적인 언어로 '세뇌'라고 말할 수 있고,
비전통적인 표현에 따르면 선입견,
고정관념을 따라서 살게 되는거에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보를 가공해서 제공해주는 사람들이
(주로 언론인, 미디어 관리자)
특별히 나쁜 목적을 가지고
그렇게(정보 제공)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쁜 목적이 없는 경우에도 자기 목적에 종속시켜서
정보를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거기에 유리하게 일부러 가공하고 왜곡해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는 모두가 자기 주관적 욕망과 시각에 따라서
정보를 제공한다면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많은 주체들이 있어서
이런 저런 상이한 각도에서 편집되고 가공된 정보를
다 제공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가 취사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
이렇게 기대할 수밖에 없겠죠.

만약 우리의 현실이 그렇지 않고,
거의 모든 미디어와 미디어가 제공된 정보의 내용,
정보를 가공하는 방식,
이런 것들은 특정한 경향성을 가진 누군가가
거의 모든 미디어를 장악하고,
자기의 목적에 맞게 데이터를 가공해서 제공한다면,
그리고 그와 다른 시각을 가진 정보는
거의 제공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기 자신도 못 느끼는 사이에
빅브라더에게 끌려다니게 되는거죠.
의식을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겁니다.


미디어의 문제라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효과라는 문제를 넘어서서,
방송신문 겸영규제,
대자본의 지상파 혹은 보도채널 종합채널 진입규제
이런 것을 풀어버리면서
국가적 국민적 경제 이익이 있느냐
논란이 있는 상황입니다.
일부 경제적 이익이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다른 측면에서
우리들 삶을 해치는 것은 아닐까
이 논쟁을 해봐야 하는거죠.
만약 겸영규제와 진입규제를 모두 풀어버린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생각해보는겁니다.

지금 국민들은 미디어 중에서
전통적 텍스트 미디어인 신문,
신문은 텍스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진이 있는 거니까
반쯤은 멀티미디어입니다.
사진, 제목, 텍스트,
텍스트와 사진의 관련을 통해서 의미를 전해줍니다.
우리가 읽는 70-80%의 정보량이
동일한 시각, 동일한 이해관계,
동일한 세계관, 동일한 작업방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장악되어 있습니다.
그와는 상이한 입장을 가진 정보 제공 주체는
아주 적습니다.
그런 상황에 살고 있지만 중독되진 않습니다.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가 있으니까.
시장 점유율이 50%인 신문과
10%인 신문을 포탈에서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란 뉴미디어를 통해서 신문이라는
전통적 매체의 편향성을 개인이 극복해나갈 수 있습니다.
또 방송은 신문과 똑같지 않습니다.

만약 이 모든 것들이
한사람의 손에 장악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금 신문시장은
조선, 중앙, 동아가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 신문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특정한 세계관,
특정한 가치체계을 가지고 있고,
자기가 가진 자치 체계나 지향을
국민들에게 전달해야겠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있고,
목적을 관철하기 위해서 상당히 논란이 있는 방식으로
정보를 가공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그런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많은 지식인들이 두려워서 말을 못해요.
그들이 신문만 가진 것이 아니라 방송까지 가진다면,
예를 들어, MBC는 조선일보 방송,
KBS2는 중앙일보 방송, 뉴스전문채널은 동아일보 방송이 된다면
방송과 신문사이에 서로 다른 견해, 서로 다른 시각,
서로 다른 정보가공 방식 차이는 없어지는 겁니다.
겸영규제를 푼다는 것은 그런 뜻입니다.

실제 미디어를 누가 지배하고 있는가?
신문사나 방송사의 오너나
경영진이 지배하고 있긴 하지만
광고주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에는
대기업의 광고가 거의 없습니다.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신문도 최근에
저도 별로 안 좋아해요.
집에서 구독한지가 한겨레신문은 20년이 넘었고
경향신문은 10년이 넘었어요.
지금 제가 아침에 신문을 안봐요.
최근 사건때문에. 너무 무서워서.
기자들이 인터뷰하자고 하면 안합니다.
답변은 "무서워서 읽지 못하는 신문인데
인터뷰를 어떻게합니까?"
그래도 끊지는 않죠.
이 문제 가지고 나하고 의견차이가 있지만
다른 문제는 서로 통하는 점이 많기 때문에
좀 삐졌다고 해서 절교할 수는 없으니까
당분간 그 친구하고 전화안하는겁니다.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광고가 없습니다.
월급이 안나가요.
경향신문은 기자들에게 월급을 반도 못주고 있습니다.
왜 대기업들이 광고를 안줄까?
정부도 광고를 거의 안줍니다.
이 두신문이 정부를 엄청나게 비판합니다.
대통령을 날마다 두들겨팹니다.
지난정부에도 그렇고 지금도 맨날 팹니다.
정부를 비판한는게 자기의 사명으로 아는 신문이니까.
다른 큰신문은 어떤 정부는 신나게 비판하고,
어떤 정부는 따듯하게 껴안아 주는 철학인 신문도 있고,
종다양성이 있는겁니다.
대기업이 광고주인데 정부나
대통령을 세게 비판하는 신문에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신문 광고를 안준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아니면 말고.
광고주가 광고를 통해서 지배를 하고 있습니다.

MBC가 앵커교체한 이유가 뭐죠?
그 앵커가 9시 뉴스를 하면 광고가 안들어온다는 거에요.
클로징, 오프닝 멘트에서 속시원하게
정부나 대통령을 살짝 긁어주는 묘미때문에
시청자들은 좋아했는데,
정부에서 싫어하니까 대기업이 광고를 안주는겁니다.
그래서 앵커를 교체합니다.
실제 미디어에서 메인 뉴스의 앵커를
교체할 수 있는 힘을 가진게 광고주입니다.
이 광고주는 재벌, 대기업입니다.



광고를 통해 신문과 방송을
반쯤 지배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아예 방송과 신문을 소유하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완벽하게 'ㅈㅈㄷ'의 이니셜을 가지고 있는
똑같은 시각과 똑같은 철학과
똑같은 보도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신문들이
신문 시장을 완전장악하고 있고,
광고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함으로써
미디어를 통제하고 있는 대기업 재벌들이 손잡고
방송사를 소유하면
종국적으로 포탈까지 다 지배하는겁니다.

포탈에 다른 컨텐츠를 제공해주는
마이너러티 그룹이 존속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종국적으로 모든 시사 교양 보도와 관련된
모든 미디어가
하나의 정향성(경향성),
하나의 세계관, 동일한 보도방식,
심지어는 왜곡과 과장과 조작과 누락을 서슴치 않는
과도한 애국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게
완벽하게 미디어가 장악되는 사태가 벌어지는거죠.
정부가 방송사 사장을
마음에 드는 사람을 임명하려고 노력한다든가,
사장을 쫓아내기 위해서
감사원을 동원한다든가 이런거 필요없어요.
가만히 내버려둬도 한나라당과 같은 보수정당,
대재벌, 'ㅈㅈㄷ'과 같은 큰 신문,
그 신문에 기고하는 보수적 지식인들,
이 카르텔이 대한민국을 완전 지배하게 되는겁니다.

미디어를 지배하는 자가 의식을 지배하고,
대중의 의식을 지배하는 자가
권력을 통제하게 되어 있습니다.
겸영규제, 진입규제를 완전푼다는
정부 여당의 개정안은
종국적으로 모든 종류의 미디어를
하나의 손 아래에 결집시키면서
지난 10년을 제외한 나머지 50년 이상을 지배했던
지배 카르텔의 완벽한 완성을 의미하는겁니다.
재벌과 조중동과 보수 지식인들,
보수정당이 주인노릇하고,
우리는 그들이 미디어를 통해 주는 정보를 받아먹으면서
살아가는 멋진 신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거죠.
좀 과장된 주장이긴 하지만
위험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게 제가 가진 느낌입니다.

미디어가 주는 해악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싶으면,
민음사에서 나온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1972년에 수상한
독일작가 '하린리히 뵐'이 쓴 소설입니다.
신문의 헤드라인이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카타리나 블룸'은 주인공 여성의 이름입니다.
부제는 '폭력은 왜 발생하며,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가' 입니다.
뒤에 모토가 나오는데
이 소설의 많은 내용이 꾸며낸 이야기지만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신문이
'빌트'라는 신문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은 사실인데,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불가피한 일이었다라고 써져있습니다.
독일 최대 발행수를 자랑하는
'빌트'라는 신문이 있죠.
'빌트'라는 신문이 저지른 인권유린,
왜곡보도 때문에 명예를 훼손한
젊은 여성이 총으로
기자를 쏴죽이는 소설입니다.
총으로 다른 사람을 쏴죽이는 폭력이 왜 발생했고
그렇게 발생한 폭력이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가에 대한 보고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토대로한 픽션입니다.
30년 전에 읽었던 소설을 최근에 다시 읽으면서
약간의 전율을 느낍니다.
하나의 신문이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데,
모든 미디어가 그와 같은 행동을 하는
한사람의 손아래 결집된다면 무슨일이 벌어질까?
이런점때문에
경제학 전공자이긴하지만
경제적 효과가 크다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미디어법 개정에 반대하는겁니다.
하물며 경제적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논쟁이 진행중이고,
학술적인 시각으로 봤을때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보고서의
첫번째 가정이
(※방송규제완화로 국내 방송시장규모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선진국 수준으로성장할 것으로 가정)
현실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가정이라는
학술적인 판단까지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걱정이 되고,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는가 그런 생각이듭니다.

혹시 앞으로도 제가 큰 신문사에 의해서
성격 나쁜 사람으로 묘사된 기사가 나온다면
이런 깊은 사연이 있다는 점을
헤아려주시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