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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19. 22:55



노무현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문재인 


제가 이분의 글 쓰는 스타일을 알거든요.

처음부터 이렇게 간결하게 쓰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많은 생각을 다 글 속에 일단 담았다가 그것을 이제 추려 나가면서 이렇게 간략하게 하는 이런 스타일.


그래서 이 글을 보면 

머릿속에서 늘 유서를 생각하고 계시는데 

우리는 그를 아주 외롭게 두었다. 

이게 이제 제가 유서를 볼 때마다 느끼는 아픔이에요.






양정철 전 청와대비서관


지금도 아마 문대통령 지갑에 가지고 계실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 유서를 지갑에 가지고 다니세요.

꾸깃꾸깃 접어서 지갑에 갖고 계시더라고요. 




문재인은 노무현 영결식에서 이명박에게 사과했다.

문재인  “조문 오신 분에게 예의가 아니게 됐습니다”



구글 사진:  권양숙여사. 사과하는 문재인. 이명박대통령.



이명박에게 정치살인이라며 사죄하라고 외친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문 오신 분에게 예의가 아니게 됐습니다”




백원우 의원(열린우리당, 경기시흥갑)이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향해 “이명박 사죄해. 여기가 어디라고 (분향합니까?)”, “정치보복으로 살인에 이른 정치살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사죄하십시오”

사람들이 ‘살인마’, 라고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고 한다.




백원우 의원의 이런 저항은 당시 참석자들이 차마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바를 행동으로 옮긴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 관련, 언론인 김어준은 “백원우, 최소한 몇 십만을, 병원에 가야 할 수준의 잠재적 우울증으로부터 해방시켰다. 그리고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을 애통하게 지켜보던 자국민 몇 백만을, 흐뭇하게 웃도록 만든 이는 세계사에 그가 유일무이 할 것이다”


헤럴드경제 2017.05.16 일부발췌.



문재인은 이명박 다다음 대통령이 되었고 적폐청산을 하는 도중, 이명박은 각종 의혹의 대상이 되고 주변에선 결정적으로 그에게 불리한 증언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은 성명에서 노무현 죽음을 거론한다.


이명박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



문재인은 분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보복 운운한 데 대해 분노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명박)자신을 향하고 있는 검찰 수사를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규정한 것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기도 하다.



이명박은 사람새끼가 아니다.





2018.01.18 손석희 앵커브리핑

5월의 막바지. 경복궁 앞뜰에서는 늦봄의 따가운 햇살 아래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모두는 침통했습니다. 이 상황은 대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가.


한탄하는 사람들과 분노하는 사람들로 영결식장의 공기는 찬란했던 5월의 하늘과는 달리 깊이 가라앉았습니다.


이윽고 헌화하는 현직 대통령을 향해서 날카롭게 날아든 외마디 소리.


그는 흘끔 돌아봤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흔들리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말 못할 팽팽한 긴장감이 장내를 휘감았던 그 순간. 현직 대통령 앞에 다가서서 정중히 사과한 상주, 세상을 떠난 대통령의 친구.


2009년 5월의 이 모든 장면은 한국의 현대사에 매우 인상적인 장면들로 남았습니다.


이 장면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것은 현대사의 흐름이 바로 이 장면 이후 그만큼 드라마틱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헌화를 마친 대통령의 앞으로 다가가 대신 사과했던 상주, 즉 전직 대통령의 친구는 운명을 말하면서 그 다음의 대선에 도전했고, 실패했으며…


그 선거에서 권력을 잡은 이는… 아시는 것처럼 시민들에 의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최초의 대통령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 시민들이 택한 것이 바로 운명을 말했던 전직 대통령의 친구였지요.


9년 전 영결식장에서 정중한 사과를 받았던 그는 어제 놀랍게도 세상을 떠난 그 전직 대통령을 입에 올렸습니다.  정치보복과 보수의 궤멸을 논하면서 말입니다.


그는 각종 의혹의 대상이 되어 있고 주변에선 결정적으로 그에게 불리한 증언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였습니다.


많은 이들로부터 적어도 그 죽음의 간접적 책임의식이라도 요구받고 있는 그가 이를 다시 끄집어 낸 이유는 무엇일까…


이른바 프레임을 바꿔서 위기를 탈출하려는 것…

즉, 법적 책임의 문제를 정치적 싸움의 수로 돌파하기…

보수의 재결집을 노린 승부수.


분석은 넘쳐나지만 그런 분석조차 필요 없이.


광장을 통과해온 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


그것을 모르기엔…늦봄 찬란했던 하늘 아래서 벌어진 그 장면으로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 온 것이 너무 많기에…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